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파리는 세계 유수의 대도시로 크게 발전했다. 훗날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대, 좋은 시대)로 불리는 이 시대에는 지하철 개통, 전기 가로등 설치 등 파리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많은 신문과 잡지의 출판, 영화 상영, 춤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홀의 개설 등 대중문화가 꽃피었다. 미술에서도 상징주의, 아르누보, 포비즘 등의 미술 운동이 일어났고, 파리 사람들은 제1차 세계대전 전까지 잠시나마 번영을 누렸다.

이 시대의 향락적인 분위기를 상징하는 예술가 중 한 명이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1864~1901)이다. 명문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카바레와 댄스홀에 모인 사람들을 그린 것으로 유명한 로트렉은 당시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주목받았던 화려한 색채의 다색 인쇄 포스터를 다수 제작해 그래픽 디자이너의 선구자라고도 불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로트렉을 비롯해 도가, 무슈, 뒤피 등의 작품 약 300여 점을 전시해 극장과 공연장, 여성의 패션, 사람들의 생활 등 화려한 시대의 모습을 담은 파리의 예술을 소개한다.